좋아하고 미워함에 대해 경계하는 글.     이달충(李達衷)

 

有非子無是翁, 曰: "日有群議人物者, 人有人翁者, 人有不人翁者. 翁何或人於人, 或不人於人乎?"

유비자(有非子, 틀린 사람)가 무시옹(無是翁, 없는 사람)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일전에 무리 지어 인물을 평론하는데 사람 가운데 어르신을 인간답다고 여기는 자도 있고, 어르신을 인간 못 된다고 여기는 자도 있었습니다. 어르신은 어째서 어떤 사람에게는 사람 대접을 받으시고, 어떤 사람에게는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십니까?"

翁聞而解之, 曰: "人人吾, 吾不喜; 人不人吾, 吾不懼. 不如其人人吾而其不人不人吾. 吾且未知人吾之人何人也·不人吾之人何人也. 人而人吾, 則可喜也; 不人而不人吾, 則亦可喜也; 人而不人吾, 則可懼也; 不人而人吾, 則亦可懼也. 喜與懼, 當審其人吾·不人吾之人之人不人, 如何耳1)? 故曰: '惟仁人, 爲能愛人, 能惡人.'2) 其人吾之人仁人乎? 不人吾之人仁人乎?"

무시옹이 듣고 해명하였다. "남이 나를 인간답다고 해도 나는 기쁘지 않고, 남이 나를 인간답지 못하다고 해도 나는 두렵지 않다. 제대로 된 사람이 나를 인간답다고 여기고, 인간답지 못한 사람이 다를 인간답지 못하다고 여기는 것만 못하다(이게 더 낫다). 나는 또 나를 인간답다고 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나를 인간답지 못하다고 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아직 모른다. (어떤 사람이) 인간답고서 나를 인간답다고 하면 기뻐할 만하고 인간답지 못한데 나를 인간답지 못하다고 하면 역시 기뻐할 만하며, (어떤 사람이) 인간다운데 나를 인간답지 못하다고 하면 두려워할 만하고 인간답지 못한데 나를 인간답다고 하면 역시 두려워할 만하다. 기쁨과 두려움은 마땅히 나를 인간답다고 하거나 인간답지 못하다고 하는 그 사람이 인간다운지 아닌지를 살피면 될 뿐이지 않느냐? 그러므로 '오직 인(仁)한 사람이라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을 미워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나를 인간답다고 한 그 사람은 인한 사람이냐? 나를 인간답지 않다고 말한 사람은 인한 사람이냐?"

有非子笑而退. 無是翁因作箴以自警. 箴曰: "子都之姣, 疇不爲美, 易牙所調, 疇不爲旨, 好惡紛然, 盍求諸己?"3)

유비자가 웃고는 물어났다. 무시옹이 이 일로 인하여 잠문(箴文)을 써서 스스로 경계하였으니,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도(子都 춘추시대 정(鄭) 나라의 미남자)의 어여쁜 것이야 뉘가 아름답다 아니하며 역아(易牙)의 음식 만든 것이야 뉘가 맛 있다 아니하랴. 좋아함과 미워하는 것이 시끄러울제는 어찌 자기 몸에 반성(反省)하지 아니하랴"


※ 人에는 여러 뜻이 있다. ① 사람.  ② (자기와 대비하여) 타인, 남.  ③ 사람답다고 하다.

人翁, 不人翁, 人吾, 不人吾는 모두 술목 구조이며 ③의 의미로 쓰였다.

1) 如何耳: 如何는 "어떻게 할까?"이며, 耳는 而已의 축약으로 "~일 뿐이다"라고 풀이한다. 문맥 상 앞의 행위를 하면 될 뿐이라는 의미이다.

2) 故曰: '惟仁人, 爲能愛人, 能惡人.': ≪예기≫<대학>의 인용이다.

3) "子都之姣, 疇不爲美, 易牙所調, 疇不爲旨, 好惡紛然, 盍求諸己?": 이가원의 번역을 인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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