猶는 동물 전반을 의미하는 犬과 발음을 나타내는 酋(추)로 이루어져 있다. 고문자에는 좌우 구별이 없으므로 猶와 猷는 원래 같은 글자였다. 猶는 본래 의미인 {원숭이} 이외에도 {꾀(謀猷)}, {같다(猶如)}, {오히려(猶可)} 등의 단어를 나타낼 수 있다. 한 글자에 여러 의미가 들어가면 혼동이 생기므로 {꾀}라는 단어는 猷라는 글자가 전담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때 猶에 있는 {오히려}라는 의미는 무슨 뜻일까?
광주천자문에는 猶에 '오힐-'이라는 뜻풀이가 달려 있는데, 同에서도 같은 뜻풀이가 발견된다.
중세 한국어의 '오힐-'은 猶뿐만 아니라 同의 뜻에도 대응된다. '오힐-'는 현대 한국어의 '같-다'라는 의미이며 '오히려'는 현대어의 '여전(如前)히'에 해당한다. 현대어의 '오히려'는 '도리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猶가 담당하는 {오히려}라는 단어는 실제로 "여전히"라는 의미이다.
참고자료
- [漢] 許愼 撰, [宋] 徐鉉 等 校定, ≪說文解字≫, 中華書局
- 김혁, ≪한자 그것이 알고 싶다≫, 신아사
- 裘錫圭 저, 이홍진 역, ≪중국문자학의 이해≫, 신아사
- 염정상, ≪설문해자주 부수자 역해≫, 서울대학교출판부
- 이유기. 서정주의 시어에 대한 국어학적 해명. 한국문학연구. 2016; 52 431-462
- 마원걸. 부사 ‘猶’의 새김에 대하여-‘오히려’의 [동질성]을 중심으로-. 구결연구. 2020; 44 213-257
모성재에서 월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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