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은 동아시아에서 공용되었던, 고대 중국어 기반의 서면어이다. 중국에서는 문언문(文言文, wényánwén)이라고 부른다. 사실 한문이라는 용어는 한족(漢族)의 문장이라는 뜻이다. 한자와 마찬가지로 어떠한 시대적인 구분이 있지는 않다. 여기서 문제는 한문이 문언문, 즉 고대 중국어의 서면어라는 정의와 일치하는지 아닌지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한문이 아니라 고대 중국어1)라고 불러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우선 우리 선조들이 ≪논어≫나 ≪맹자≫로 대표되는 고대 중국어와 ≪주자어류(朱子語類)≫ 등의 근대 중국어를 용어 상으로 구분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주자어류≫의 문법과 어휘가 ≪논어≫나 ≪맹자≫와는 상이하다는 것을 인식했고, 근대 중국어 어휘풀이집이라고 할 수 있는 ≪어록해(語錄解)≫를 편찬했다.2) 이 사실은 조선 사람들이 비록 이름을 붙이지는 않았으나, 고대 중국어와 근대 중국어를 분리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현재 한문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고대 중국어에 대해서 주로 한문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굳이 고대 중국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큰 오류는 없을 듯하다. 하지만 정확성이 요구되는 경우에는 '고대 중국어의 서면어(이하 한문으로 통칭)'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겠다.
1) 중국어는 중국에 존재하는 소수 민족의 언어까지 범위에 들어갈 수 있으므로 한어(漢語)라고 불러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중국어는 중국의 표준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으므로 이 점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게시글에서는 이와 관련해서 자세히 논의하지는 않겠다.
2) ≪어록해(語錄解)≫에 한어(漢語)라는 표현이 등장하긴 하지만 근대 중국어만을 구별해서 부른 표현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모성재에서 월운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