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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골문자 개요

갑골문(甲骨文)은 상나라의 문자로 점을 칠 때 사용했다. 주로 거북 껍데기이나 소뼈에 새겼으며, 거북 껍데기 절대 다수가 배딱지였다. 등딱지가 아니다. 등딱지보다 배딱지가 더 평평하므로 문자를 새기기 편하다.

(왼쪽) 등딱지  (오른쪽) 배딱지

소의 경우는 어깨뼈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소 골격도

 

合6654

(왼쪽) 合6654 실물  (오른쪽) 착(鑿)과 찬(鑽)

이란 ≪甲骨文合集≫을 말한다. 그외에도 殷墟文字丙編≫, 殷墟花園莊東地甲骨≫ 등 여러 갑골판을 모아둔 서적이 있다. 갑골문은 앞부분을 , 반대쪽 뒷부분을 으로 표현한다. 뒷면에는 구멍이 있다. 바로 착()과 찬()이다.

착()은 대추씨 모양으로 생긴 홈이고, 찬()은 동전 모양이다. 그 둘을 포개지게 판 뒤, 불을 지져서 가열하면 정면에 ├ 형태의 균열이 생긴다. 이것을 복조(卜兆)라고 부르며 상나라 사람들은 그 모양을 보고 점괘의 길흉(吉凶)을 판단했다. 그 모양이 바로 한자 (점 복)자의 기원이 되었다.

Copyright ⓒ 2021 by Worun (worung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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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골문의 실물을 볼 수 있는 것은 극히 일부의 연구자들에게만 가능한 일이다. 일반적으로는 탁본을 본다.

合6654正 탁본

 

천리로(千里路, 배딱지 한 가운데로 지나는 세로선)를 기준으로 오른쪽을 ①, 왼쪽을 ②라고 하자. 

合6654正 석문

①辛酉卜𡧊(賓)1)貞: 关(送)2)𣥺化3)⿱屮戈(翦)4)⿱角𠬞(䚗)5).

신유일에 균열을 내어 賓이 점친다. 送족 𣥺化는 䚗나라를 멸할 것이다. 6)

②貞: 关(送)𣥺化弗其7)⿱屮戈(翦)⿱角𠬞(䚗).

점친다. 送족 𣥺化는 䚗나라를 멸하지 못할 것이다.


※ 갑골문으로 점을 칠 때는 한 번은 긍정, 한 번은 부정의 형식을 취한다. 이것을 정반 대정(正反對貞)이라고 한다. 

1) 정인(貞人), 즉 점치는 사람의 이름이다.

2) 족명(族名)이다. , 자 등의 구성요소로, 소전에서는 으로 쓴다. 자로 읽는다.

3) 사명(私名)이다. 

4) '전멸(翦滅)'의 의미이다.

5) 방국명(方國名)이다. 설문해자(說文解字)의 "䚗, 擧角也."라는 내용에 따라 으로 읽는 것이 현재로서는 그나마 낫다.

6) 이하의 문장은 줄곧 의문문으로 해석되어 왔다. 이에 대해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한 자들은 미국의 중국학자 데이비드 N. 케이틀리(David N. Keightley, 1932 - 2017)와 데이비드 S. 니비즌(David S. Nivison, 1923 - 2014)이었다. 이에 대해 중국의 리쉐친(李學勤, 1933 - 2019), 추시구이(裘錫圭) 등이 동의하였다. 그 이유는 문법적 측면에서 의문문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문장들(명령문 등)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했듯 갑골문은 정반 대정을 상용하기 때문에 굳이 의문문을 사용하지 않아도 점을 칠 수 있다. 꽃잎을 하나하나 뜯으며 "나를 좋아한다.",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는 꽃잎점과 유사하다. 굳이 "나를 좋아할까?"라고 의문의 형식을 취하지 않아도 된다.

7) 벨기에의 중국학자 파울 L-M. 세루이스(Paul L-M. Serruys, 1912 - 1999)는 정반 대정에서 점치는 사람이 원하지 않는 결과에 자가 들어간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것을 '세루이스 법칙(Rule of Serruys, 司禮義法則)'이라고 한다.


참고자료

김혁, ≪한자, 그것이 알고 싶다

최영애, ≪한자학강의

張玉金 , 최남규 외 편, ≪갑골문의 어법적 이해

郭末若主編, 胡厚宣總編輯, ≪甲骨文合集≫ 

劉釗, ≪古文字構形學≫

———, ≪新甲骨文編≫

劉釗, 馮克堅, ≪甲骨文常用字字典≫

裘錫圭, ≪文字學槪要≫

———, ≪裘錫圭學述文集≫


https://youtu.be/FNWPmFRyEt0

모성재에서 월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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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문헌(傳來文獻, transmitted texts)이란 예로부터 전하여 내료온 문헌이다.

문헌이 전래되는 과정. 2021 ⓒ 월운(worungong@gmail.com)

 ≪노자도덕경(老子道德經)≫을 예로 들면 원저작자, 즉 원래의 글쓴이가 있다. 전설대로 노자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일 수도 있다. 이 책은 춘추전국시대에 성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 당시에는 아직 종이가 사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최초의  ≪도덕경≫은 죽간에 기록되었을 것이다. 그 이후 수많은 전달자들이 있었다. 하상공(河上公)이나 왕필(王弼)이 대표적이다(물론 원저작자와 그들 사이에도 수많은 전달자들이 있었을 것이다). 손에서 손으로, 베낀 것을 다시 베껴 후세로 전달되었으며, 그런 과정에서 종이의 사용이 일반화되자 종이책으로, 인쇄술이 발명되자 활자로, 심지어 컴퓨터 기술이 개발된 이후로는 전자책(E-book) 형태로 지금까지 내려왔다. 이런 것이 전래문헌이다. 현재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렇다면 출토문헌(出土文獻, excavated texts)이란 무엇인가? 바로 고고학 발굴을 통해 땅에서 나온 문헌이다(안타깝게도 종종 도굴을 통해 세상의 빛을 보기도 한다).

마왕퇴 출토 백서노자 

역시 ≪도덕경≫으로 예를 들어 보면, 중국 마왕퇴(馬王堆) 한묘(漢墓)에서 출토된 백서노자(帛書老子)가 대표적이다. 백서란 비단에 쓴 글을 말하는데 아직 종이가 사용되기 이전에 그 역할을 대신했다. 이것은 최소 한나라 초기까지 연대가 올라가는 것으로 노자(혹은 원저작자인 누군가)가 쓴 ≪도덕경≫의 원본은 아니지만 비교적 원래 형태에 가까울 것이다. 특이할 만한 점은 통행본 ≪도덕경≫은 상편이 도경(道經)이고 하편이 덕경(德經)인데 백서본은 반대로 덕경이 먼저 오고 도경이 뒤에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백서본을 ≪덕도경≫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 외에도 글자에 있어서 다소간 차이가 있다.

곽점촌 출토 죽간노자

게다가 곽점촌(郭店村) 초묘(楚墓)에서는 죽간본이 출토되었는데 무려 300 BCE, 즉 전국시대 중후기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출토문헌을 참고함으로써 우리는 원본 내용에 보다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다.

출토문헌의 기록재료. 2021 ⓒ 월운(worungong@gmail.com)

출토문헌은 땅속에서 오랜 시간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단단하고 잘 훼손되지 않는 재료가 많다. 왜냐하면 훼손되기 쉬운 재료에 기록된 문헌이라면 발견되기도 전에 벌써 사라져버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거북의 배딱지[腹甲]이나 짐승의 뼈에 새긴 갑골 문자, 청동 기물의 명문으로 새겨진 청동기 문자, 죽간 및 목간, 백서(비단에 쓴 글) 등이 있다. 백서는 사실 종이가 일반화되기 이전에 종이의 역할을 대신한 것으로 비단에 기록하기 때문에 부식되기가 쉬워 내구성이 약한 편이다.

한반도의 출토문헌. 2021 ⓒ 월운(worungong@gmail.com)

한반도에서도 출토문헌이 발견된 적이 있다. 경남 김해시 봉황동에서 출토된 목간논어, 인천 계양산성의 목간논어, 북한 평양 정백동에서 출토된 죽간논어가 대표적이다. 특히 평양의 죽간본은 연대가 무려 서한시대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북한은 이와 관련된 어떠한 공식적 발표도 하지 않은 상황이므로 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남 김해 봉황동 출토 목간논어
인천 계양산성 출토 목간논어
평양 정백동 출토 죽간논어

 


참고자료

김혁, ≪한자 그것이 알고 싶다≫

부산대학교박물관, ≪김해봉황동저습지유적≫ 부산대학교박물관연구총서33집

이승률, ≪죽간·목간·백서 중국 고대 간백자료의 세계1≫

荊門市博物館編, ≪郭店楚墓竹簡

國家文物局古文獻硏究室編, ≪馬王堆漢墓帛書[]≫


橋本繁(하시모토 시게루), 논어 목간의 원형 복원과 용도

이성시, 山田章人, 동아시아 삼국의 문자 교류와 논어


https://museum.gyeyang.go.kr/

 

계양산성박물관

여기를 눌러 링크를 확인하세요.

museum.gyeyang.go.kr


https://youtu.be/M30-xAx1zmo

모성재에서 월운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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