猶는 동물 전반을 의미하는 犬과 발음을 나타내는 酋(추)로 이루어져 있다. 고문자에는 좌우 구별이 없으므로 猶와 猷는 원래 같은 글자였다. 猶는 본래 의미인 {원숭이} 이외에도 {꾀(謀猷)}, {같다(猶如)}, {오히려(猶可)} 등의 단어를 나타낼 수 있다. 한 글자에 여러 의미가 들어가면 혼동이 생기므로 {꾀}라는 단어는 猷라는 글자가 전담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때 猶에 있는 {오히려}라는 의미는 무슨 뜻일까?
Copyright ⓒ 2022 by Worun (worungong@gmail.com) Copyright ⓒ 2022 by Worun (worungong@gmail.com)
광주천자문에는 猶에 '오힐-'이라는 뜻풀이가 달려 있는데, 同에서도 같은 뜻풀이가 발견된다.
Copyright ⓒ 2022 by Worun (worungong@gmail.com)
중세 한국어의 '오힐-'은 猶뿐만 아니라 同의 뜻에도 대응된다. '오힐-'는 현대 한국어의 '같-다'라는 의미이며 '오히려'는 현대어의 '여전(如前)히'에 해당한다. 현대어의 '오히려'는 '도리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猶가 담당하는 {오히려}라는 단어는 실제로 "여전히"라는 의미이다.
고대 중국의 상나라 사람들은 전쟁, 제사, 농사, 정치 등 여러 가지 일을 점괘로 결정하였다. 거북의 배딱지에 길쭉한 모양의 홈, 그리고 동그란 모양의 홈을 판 뒤, 불을 붙여서 그 반대편에 균열을 내는 방식으로 점을 쳤다. 이때 생기는 균열이 바로 卜의 기원이다. 卜에 口를 추가해서 만든 占(점), 또 발음 부분인 圭를 추가해서 만든 卦(괘) 등의 글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