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자(有非子, 틀린 사람)가 무시옹(無是翁, 없는 사람)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일전에 무리 지어 인물을 평론하는데 사람 가운데 어르신을 인간답다고 여기는 자도 있고, 어르신을 인간 못 된다고 여기는 자도 있었습니다. 어르신은 어째서 어떤 사람에게는 사람 대접을 받으시고, 어떤 사람에게는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십니까?"
무시옹이 듣고 해명하였다. "남이 나를 인간답다고 해도 나는 기쁘지 않고, 남이 나를 인간답지 못하다고 해도 나는 두렵지 않다. 제대로 된 사람이 나를 인간답다고 여기고, 인간답지 못한 사람이 다를 인간답지 못하다고 여기는 것만 못하다(이게 더 낫다). 나는 또 나를 인간답다고 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나를 인간답지 못하다고 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아직 모른다. (어떤 사람이) 인간답고서 나를 인간답다고 하면 기뻐할 만하고 인간답지 못한데 나를 인간답지 못하다고 하면 역시 기뻐할 만하며, (어떤 사람이) 인간다운데 나를 인간답지 못하다고 하면 두려워할 만하고 인간답지 못한데 나를 인간답다고 하면 역시 두려워할 만하다. 기쁨과 두려움은 마땅히 나를 인간답다고 하거나 인간답지 못하다고 하는 그 사람이 인간다운지 아닌지를 살피면 될 뿐이지 않느냐? 그러므로 '오직 인(仁)한 사람이라야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을 미워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나를 인간답다고 한 그 사람은 인한 사람이냐? 나를 인간답지 않다고 말한 사람은 인한 사람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