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에 말하길 "거룩하신 문왕이여, 아아! 계승하여 밝히고 공경하여 머무르셨다."라고 하니 군주가 되어서는 인(仁)에 머무르고, 신하가 되어서는 공경에 머무르고, 자식이 되어서는 효도에 머무르고, 부모가 되어서는 자애에 머무르고, 나라 사람들과 함께 교류할 때는 믿음에 머무르셨다.
시에 말하길 "저 기수 물굽이 보니 푸른 대나무 무성하네. 문채 나는 군자시여, 자른 듯 갈은 듯하네, 쪼은 듯 갈은 듯하네. 엄밀하[瑟]고 굳세[僩]구나, 빛나[赫]고도 환하[喧]구나. 문채 나는 군자시여, 끝내 잊지 못하겠구나."라고 하였으니 "자른 듯 갈은 듯하다"란 것은 배움을 말한다. "쪼은 듯 갈은 듯하다"란 것은 스스로 수양하는 것이다. "엄밀하고 굳세다"란 것은 두려워하는 모습이다. "빛나고도 환하다"란 것은 위엄 있는 자세이다. "문채 나는 군자시여, 끝내 잊지 못하겠다"란 것은 성대한 덕과 지극한 선은 백성들이 잊을 수 없음을 말한다.
詩云: "於戲9)前王不忘." 君子賢其賢而親其親, 小人樂其樂而利其利, 此以沒世不忘也.
시경에 말하길 "아아! 이전의 왕을 잊지 못한다"라고 하였으니 군자는 그 훌륭함을 훌륭히 여기고 그 친함을 친하게(가까이) 여기며 소인은 그 즐겁게 해줌을 즐거워하고 그 이롭게 해줌을 이로워하니 이 때문에 세상을 떠나도 잊지 못한다.
1) 1. 영어의 is와 같은 계사(繫辭)라는 설. 2. 초점을 표시하는 강조의 어기사(語氣詞)라는 설. 維 참고.
2) 꾀꼬리 소리. 통행본 시경에는 綿蠻으로 적혀 있다. 미국과 프랑스의 언어학자 윌리엄 백스터William Baxter)와 로랑 사가르(Laurent Sagart)는 /*m-ru[n] mˤro[n]/으로 상고음을 재구했다. "Old Chinese: A New Reconstruction" 참고.
3) 종속절 명제와 상반되는 전제를 포함한 화자의 태도를 나타낸다. ≪논어≫ <술이>에 나오는 "富而可求也"라는 문장은 "부는 구해지는 것이 아니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여기의 "人而不如鳥"는 "사람은 새보다 못해선 안 된다"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고대중국어 문법론≫ (梅廣 저, 박정구 등 역) 214쪽 참고.
4) 감탄사. '오'라고 읽는다.
5) 주희(朱熹)는 각 글자를 모두 떼서 "계승하여 밝히고 공경하고 머무른다"라고 풀이했다. 이때 緝은 '즙'으로 발음한다. 한편 저우전푸(周振甫)는 緝熙를 '밝다(光明)'로, 止는 어조사(語助詞)로 보았다. ≪詩經譯注≫ (앞의 저자) 398쪽 참고.
6) '기(淇)'는 강 이름으로 중국 허난(河南) 북부 지역에서 흐르는 황허의 지류이다. 澳는 '물굽이'이다. '욱'으로 읽는다.
7) 푸르다. 綠 참고.
8) 감탄의 어기를 표시한다.
9) 감탄사. '오호'라고 읽는다. '嗚呼' 참고.
총 5개 절로 구성되어 있다.
주희는 제1절부터 제3절까지는 止於至善 자체를 해설한 것으로 보았다.
제4절에 인용된 시는 위풍(衛風)의 <기욱(淇澳)>으로 위나라 사람들이 무공(武公)의 덕을 찬미하여 지은 시라고 전해진다. 주희는 이 절을 明明德이 止於至善한 것으로 보았다.
제5절에 인용된 시는 주송(周頌)의 <열문(烈文)>으로 '전왕(前王)'은 문왕과 무왕을 말한다. 이 절은 新民이 止於至善한 것으로 보았다.